몇 년 전 [도적놈 셋이서]라는 책을 펴낸 적이 있습니다. 천상병 천사님은 이승에서의 소풍을 다 끝내고 천국에 잘 계시다고 4월 28일날
편지 소식이 왔습니다.
지금 두 도적놈이 남아서 세월이나 도적질하며 술병깨나 축내며 살고 있습니다.
하루는 이외수 도적놈 집에
가서 여인상 나체 유화그림과 묵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 갔을 때도 그림을 여러 점 보았습니다.
나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외수는 직업을 바꿔서 그림장이로 나가면 좋겠다, 만날 적마다 졸라대었습니다. 이외수 도적놈이 쇠젓가락(정신통일, 氣를 모음)을 던졌다
하면 널판은 물론 철판도 뚫어 버리거든요.
이 말은 무슨 말인고 하니, 이외수의 정신통일이 기의 붓을 타고 춤을 추어 보십시오. 그
필력(붓맛)을 누가 당하겠습니까. 그림을 보면 완전한 詩였습니다. 일견 文人畵 같기도 하고 禪畵 같기도 했습니다.
필력도 프로화가 뺨을
마구 치고 있었습니다.
창작(이외수의 목소리, 그림혼, 몸짓그림)에 몇 번 미치고, 종이 속에 먹물 속에 몇 번 빠졌다 나오기만 하면
틀림없이 격조 높은 문인화·선화가 나올 것입니다. 앞으로 두고 봅시다. 하룻밤에 화선지 1백~2백 장을 그려내는데 말입니다.
3천 리
밖에 있는 그림이라도 이외수 도적놈 앞에 좋은 그림으로 나타나지 않고는 못 배겨내지요.
묵화. 메기. 닭. 동심. 직접 보십시오. 놀라지는
마십시오.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화를 귀하게 알고 묵화를 가볍게 보는 사람들이 더러는 있는 것 같습니다. 유화보다 묵화가 아주 어렵습니다. 그
중에서도 一刻一筆 之 無我境에 無心筆, 더 어렵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까 대학에서 화가 지망생이었답니다.
옛말에 자기업은 속이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가갸거겨. 가갸거겨.
중광 구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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