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이와사키 치히로 의 세계
어린아이처럼 투명한 수채화의 작가로 알려진 이와사키 치히로(いわさき ちひろ)는 어린이를 생애의 테마로 삼은 독특한
화가이다. 서양의 수채화와 동양의 수묵화를 결합한 그녀의 독창적인 화집은 최소한 15개국 이상에서 출간될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호평과 극찬을
받았으며, 필압의 강약을 자유자재로 활용한 데생도 또한 정평이 나있다.
2차대전 당시 자국의 침략전쟁의 실태를 알아감에 따라 가해자의 입장이었다는 죄의식에 괴로워하다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서
미술계에 입문한 그녀는 이후 인민신문의 기자를 거쳐 공산주의적 성향을 띤 반전/인권운동가로서 작품을 창조하기 시작했다.
1918년 교사였던 어머니의 부임지인 후쿠이 현에서 태어난 그녀는 안데르센의 인어공주를 동경했던 꼬마 시절을 거쳐, 10대때 배운 스케치 및 유화 기법과 20대에 배운 서예 기법을 접목시켜 30대에 이르러 본격적인 창작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어린이를 작품 테마로 삼아 별도의 스케치 작업 없이 언제나 양손으로 붓을 집어들었던 그녀는, 1974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그래픽상([작은 새가 온 날])을 비롯해, 라이프찌히 국제도서전 일러스트상([전쟁 속의 아이들]), 산케이 아동출판문학상, 소학관 아동문학상, 문부대신상 등을 수상하며 '어린이처럼 투명한 수채화의 작가'라는 명성과 함께 전 인류에 문화적 교감을 이루어냈다.
이와사키 치히로가 세상을 떠난 지 3년 뒤인 1977년, 그녀가 살던 집을 개조하여 동양에서는 유일한 그림작가의 박물관인 도쿄의 치히로 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현재 유니세프 친선대사이자 [창가의 토토]를 치히로와 함께 펴냈던 저자인 구로야나기 테츠코가 미술관장으로 있는 이곳에는 8500여 점에 이르는 치히로의 그림들이 소장되어 있다.
그리고 1997년엔 나가노의 아즈미노에 또 하나의 치히로 박물관이 개관하였는데, 이곳에는 일찍이 일본 공산당에 입당하여
반정부 투쟁을 벌였던 치히로가 생전에 좋아했던 케테 콜비츠의 작품을 비롯하여 세계 유명작가들의 원화를 연대별로 구성한 그림책 역사관이 설치되어
있다.
현재 한국엔 프로메테우스 출판사에서 [작은 새가 온 날], [이웃에 온 아이], [비 오는 날 집 보기], [아기 오는 날], [치치가 온 바다], [눈오는 날의 생일] 총6권의 그림책과 구로야나기 테츠코와 공저한 [창가의 토토]가 번역/출간되어 있다.
내가 일본에서 처음 돈을 주고 구입했던 그림이 이와사키 치히로 이다. 오래도록 벽에 걸어두고 볼때 마다 위안을 받았던 작품들...
본인이 아이를 낳아서 키우면 접했던 수많은 장면들을 수채화화폭에 그려 넣었을때 그 아이는 아이 그대로 영원히 남아 있다. 아이는 이미 성장하여 어른이 되었어도... 우리는 그녀의 그림 속에서 세월 저편에 남겨두고 온 사랑스런 그 아이를 회상한다.
화폭에 남아 있는 행복을
기억에 남아 있는 행복과 맞물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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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사키 치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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