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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염색

세지네 2006. 8. 22. 09:41
 인간의 신체는 자체적으로 질병을 치유하고 예방할 수 있었다. 이러한 자연치료 방식 중 의류나 색채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천연염색이다. 신앙적이며 주술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던 약재들은 민간 치료요법으로 천연염색에 활용되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천연염색에 쓰이는 염재에는 약재가 많다.

천연염색 재료 대부분이 한약재이기 때문에 천연재료로 염색한 옷이나 침구는 몸에 좋은 한약재를 걸치는 것과 같다. 그만큼 우리 몸에 해가 없으며 좋은 작용을 한다. 항균작용을 하는 약재인 황백으로 염색한 옷은 아토피성 피부나 건성 피부에 좋다. 홍화도 세균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세계 섬유 사업에 소재 혁명 또한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화섬을 중심으로 기능성을 앞세운 웰빙 섬유 소재가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기능성은 물론 친환경 및 천연 건강 기능까지 더한 섬유들이 나와 관심을 증폭 시키고 있다.

숯으로 만든 솜은 다른 화학솜과 비교해보면 항균작용과 냄새제거 기능이 탁월한 것이 매력이다. 돌에서 뽑은 실은 원적외선을 내뿜어 몸의 신진대사를 돕는 작용을 한다. 옥수수에서 추출한 실이나 콩으로 만든 실, 바나나로 만든 실, 우유로 만든 실도 이미 개발을 마치고 의류나 침구 등으로 제작되고 있다.

이런 특수 섬유들이 아직 일반에게 보급되는 단계는 아니지만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천연섬유는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나 갓난아기에게 특히 좋으며 환경의 영향으로 발생한 아토피성 피부염에도 효과적이다.

건강한 매력을 뿜어내는 천연염색

쪽은 쪽풀 잎사귀에서 추출한 염료이다. 염색을 하면 짙은 푸른빛이 선명하면서도 부드럽게 표현된다. 상처가 났을 때 쪽으로 만든 청대를 상처에 바르면 청대가 피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빼내 상처를 아물게 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옛선조들이 시집올 때 쪽이불을 하는 이유는 쪽으로 이불을 만들어 덮으면 뭉친 기를 풀어주어 스트레스 해소에 좋기 때문이다. 쪽은 항균성이 뛰어나 아토피와 같은 피부성 질환의 원인균인 포도당구균 등을 소멸하는 효과가 있다. 쪽은 여러 가지 천연염색 중에서도 아주 까다로운 염색이며, 염료의 성분에 따라 색상 차이가 많이 나타난다.

오배자 염색은 매미목 진딧물과의 오배자면충이 옻나무과의 붉나무(오배자나무)의 잎에 기생하여 만들 벌레혹으로 한다. 불규칙적인 주머니 모양으로 사람의 귀 모양을 닮은 것이 많은 벌레혹은 속이 비어 있고 맛이 매우시다. 한방에서는 수렴(지혈, 해독, 항균의 효력이 있어 설사, 탈항,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도한, 유정(혈변), 혈뇨, 구내염 등에 처방한다. 타닌 성분을 50∼60% 들어 있어 강한 수렴작용과 설사를 진정시킨다. 오이풀과 같이 쓰면 그 효과가 높아진다.

치자는 열을 내리는 성질이 있어 민간에서는 멍이 들거나 삔 곳에 밀가루로 반죽하여 붙였다고 한다. 황벽은 피부병 치료제로 쓰이는 약재로 좀이 쓰는 것을 방지하는 작용을 하므로 옛 문헌 표지염색에 사용된다. 홍화는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고 쑥은 염료를 끓이거나 매염을 할 때 물 속의 불순물이 얼룩을 유발시킬 수 있어서 염색에 사용되는 물은 증류수나 연수가 좋지만 쉽게 준비하기 어렵다. 쑥은 특히 여성에게 좋으며 속옷을 염색하면 좋다.

소목은 혈압이 높은 사람은 소목으로 염색한 이불을 덮고 자면 좋고 감물은 방풍, 방충, 방수효과 뿐만 아니라 자외선을 차단해준다.

쪽, 황벽, 황염, 울금, 치자, 포도는 음(소음, 태음)의 기운이 많은 약재이고 홍화, 소목, 꼭두서니, 코치닐, 오배자, 지치, 먹, 황토는 양(소양, 태양)의 기운이 많은 약재로 알려져 있다.

천연염색 제품은 값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때는 집에서 직접 염색할 수도 있다. 요즘 천연염색에 대한 공개강좌도 많이 개설되어 있어 배우기도 어렵지 않다. 자녀들과 함께 염색을 하다보면 자연과 환경의 소중함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