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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보를 이긴 느림보

 

어느날, 거북이 부부가 산꼭대기로 신혼여행을 갔다,.
넓은 바다를 내려다보며 서로 껴안고 뽀뽀를 하고 있는데
산토끼 두 마리가 깡충깡충 달려왔다.
그들도 부부간이었다.
"어이 거북이들, 느림보 주제에 어떻게 이 산꼭대기까지 올라 왔니?
우리야 총알처럼 쌩쌩 달리면 되지만..."
신랑 거북은 화가 불끈 치밀어 올랐다.
"뭐, 느림보? 그렇다면 누가 빠른지 달리기 시합을 한번 해보자."
"가소롭다,애. 체면이 있지, 우리가 어떻게 너희들하고 달리기를 하니?"
"맞아, 말도 안돼!"
아내 산토끼도 그렇게 맞장구를 쳤다.
"그건 물어보나마나지 뭐. 질까봐 그러는 거지요."
참다 못한 남편 산토끼가 큰 소리로 말했다.
"그래, 좋다. 한번 해보자. 우리 산토끼들이 얼마나 빠른지 본때를
보여 주겠다."
그들은 서로 의논하여 건너편의 산꼭대기를 결승점으로 정했다.
"산토끼들아, 잠깐만 기다려. 우리 작전 좀 짜고 올께."
신랑 거북은 신부를 데리고 옆쪽 풀숲으로 들어갔다.
"여보, 결코 승산 없는 싸음은 아니야. 이길수 있어. 결승점까지
내리막길과 오르막길이 반반씩이야. 내리막길은 단숨에 공처럼 굴러서
가고, 오르막길은 사력을 다해 죽자사자 기어 오르면 돼."
신랑 거북의말을 듣고, 신부 거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당신도 참, 우린 등은 볼록해도 배는 납작하잖아요, 수박으로 치면
반으로 뚝 잘라 놓은 셈인데 어떻게 공처럼 굴러서 가요?"
"반으로 뚝 잘라놓은 수박을 다시 붙이듯 당신과 내가 서로 배를
딱 붙이고 발가락으로 깍지를 낀 채 꽉 붙잡으면 둥근공처럼 되잖아."
"어머, 정말 그러면 되겠구나!"
"머리를 써야 세상살이가 편한거야."
신랑이 거북이 신부를 보며 우쭐해했다.
거북이 부부가 다시 산토끼 부부에게 다가가자, 남편 산토끼가 또
빈정 거렸다.
"무슨 작전을 그렇게 오래 짜니, 작전을 짠다고 별수 있겠니?"
"어쨌든 길고 짧은 건 대보자구."
서로 입을 모아 하나, 둘 땡 하면서 마침내 경주가 시작되었다.
산토끼 부부는 자신만만한 얼굴로 산비탈길을 허겁지겁 달려 내
려가기 시작 햇다.
하지만 앞발이 짧은 산토끼는 내리막길을 빨리 달릴 수가 없었다.
거북이 부부는 서로 배를 딱 붙이고, 발바닥을 맞데
발가락으로 깍지를 끼었다. 그러곤 머리를 쏙 집어넣은 채 공처럼
가파른 내리막길을 정신없이 굴러 내려갔다.
거북이 부부는 앞서 가는 산토끼 부부를 추월하며 순식간에 내리막길을
정신없이 굴러 내려갔다.
거북이 부부는 앞서 가는 산토끼 부부를 추얼하며 순식간에 내리막길을
내려왔다.
또 너무나 빠르게 글러 내려왔기 때문에 그 반동으로 오르막길을 1/3쯤
이나 굴러 올라갔다. 그러나 산토끼 부부는
아직도 겨우 7부능선께를 뛰어 내려가고 있는 중이었다.
이에 거북이 부부는 재빨리 깍지를 풀고, 오르막길을 기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헉헉 숨을 몰아쉬며 악착같이 기어 올라갔다. 오르막 길에 능한
산토끼가 어느새 바짝 뒤따라오고 있었다.
마침내 거북이 부부는 결승점에 이르렀다. 산토끼 부부보다 단 한 발짝
앞서 도착한 것이었다. 느림보가 빠름보를 눌러 이긴 것이다.
승리감에 취한 거북이 부부는 서로 껴안고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만세, 만세! 우리가 이겼다. 만세,만세...."
산토끼 부부는 다소 겸연쩍어하다가 거북이 부부에게 아낌없는 칭친의
박수를 보냈다.
"거북이들아, 너희들을 깔봐서 미안해. 정말 장하다!"
"뭘, 괜찮아. 우리는 너희들처럼 빨리 달리지 못하기 때문에
머리를 조금 썼을 뿐이야."
그날 이후, 거북이 부부와 산토끼 부부는 친한 친구가 되었다